로베르토 페레즈(Roberto Pérez)는 푸에르토리코 출신의 프로 야구 선수로, 주로 메이저리그 베이스볼(MLB)에서 포수로 활약했다. 그는 1988년 푸에르토리코 마야궤스에서 태어났으며, 현대 야구에서 가장 뛰어난 수비력을 갖춘 포수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투수 리드와 프레이밍, 도루 저지 능력에서 탁월한 기량을 선보이며 소속 팀 투수진의 안정화에 크게 기여한 인물이다.
페레즈는 2008년 MLB 드래프트에서 33라운드라는 비교적 낮은 순위로 클리블랜드 인디언스(현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에 지명되며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오랜 마이너리그 생활을 거쳐 2014년에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그는 초기에는 주전 포수였던 얀 곰스의 백업 역할을 수행했다. 그러나 2016년 포스트시즌과 월드 시리즈 등 중요한 경기에서 안정적인 수비와 결정적인 홈런을 기록하며 강한 인상을 남겼고, 이후 팀의 핵심 자원으로 성장했다.
그의 커리어 정점은 2019년과 2020년이었다. 2019년 시즌에 페레즈는 24개의 홈런을 기록하며 공격에서도 커리어 하이를 달성했을 뿐만 아니라, 수비 지표인 DRS(Defensive Runs Saved)에서 메이저리그 전체 포수 중 압도적인 수치를 기록하며 생애 첫 골드글러브를 수상했다. 이어 2020년에도 연속으로 골드글러브를 차지하며 아메리칸 리그 최고의 수비형 포수임을 입증했다. 이 시기 그는 윌슨 올해의 수비상과 필딩 바이블 어워드 등 수비와 관련된 주요 상을 휩쓸었다.
2021년 시즌 종료 후 클리블랜드를 떠난 페레즈는 피츠버그 파이리츠,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보스턴 레드삭스 등 여러 팀을 거치며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선수 생활 후반기에는 손가락과 어깨 등 포수 포지션 특유의 잦은 부상으로 인해 출전 기회가 줄어드는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 경기 운영 능력과 베테랑으로서의 리더십은 많은 팀으로부터 여전히 높은 평가를 받았다.
로베르토 페레즈는 타격 지표보다 수비 지표가 선수의 가치를 더 잘 설명하는 대표적인 포수로 꼽힌다. 그는 낮은 타율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프레이밍 기술을 통해 투수의 스트라이크 존을 넓혀주었으며, 강력한 송구로 상대 주자의 도루 시도를 억제했다. 투수와의 호흡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그의 경기 철학은 데이터 야구가 중시되는 현대 야구에서 포수의 수비 가치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몸소 증명하는 사례가 되었다.